일본 교토기준 연도별 벚꽃만개일수 통계로 본 기후변화로 인한 벚꽃놀이여행
기후변화와 연도별 벚꽃 만개일 수 통계
매년 봄이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행지는 단연 일본입니다. 그중에서도 벚꽃여행은 직장인들이 짧은 휴가를 이용해 다녀오기 좋은 여행지로 인기가 높죠. 하지만 최근 들어 ‘벚꽃 절정’ 시기를 정확히 맞추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난달 일본 교토를 비롯한 지역의 벚꽃 개화와 만개 일수를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벚꽃이 절정인 날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고 합니다. 특히 벚꽃 만개 후 절정을 유지하는 기간이 점점 짧아져, 예전처럼 "딱 이때!"라고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해요.

근 10년간(2015~2024년) 기준 100일을 넘은 해는 없었던 반면 90일 밑으로 떨어진 해는 3차례 있었습니다. 2000년 이전과 비교하면 우하향 추세가 뚜렷한데 갈수록 감소세가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올해 진해군항제를 비롯한 국내 벚꽃축제도 비슷한 현상을 겪었습니다. 개화 시기가 예년보다 빨라지거나 늦어져, 축제 일정이 현실과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죠. 일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이타현 쓰쿠미시나 시즈오카현 가와즈 마치 등 유명 벚꽃 명소들은 올해 처음으로 축제 기간을 연장했다고 합니다. 예상치 못한 날씨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이런 변화가 생긴 걸까요?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를 주된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봄철 기온이 올라가면 벚꽃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는데, 문제는 겨울 날씨까지 따뜻해질 경우입니다. 나무가 겨울 동안 제대로 휴면하지 못해, 오히려 개화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것이죠. 즉, 단순히 따뜻해진다고 꽃이 빨리 피는 것이 아니라, 계절 간 온도 차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개화에 방해가 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월평균기온이 1도 오르면 왕벚나무의 개화 시기가 약 6일 빨라진다고 해요. 이러한 생물계절의 변화는 단지 ‘꽃놀이 일정’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생태계의 안정성과 생물다양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죠.
직장인 입장에서는 한두 달 전 미리 휴가를 계획하고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해야 하는데, 정작 벚꽃은 ‘기다려주지 않는’ 상황이 된 셈입니다. 저도 몇 년 전 일본 벚꽃여행을 계획했다가, 현지에 도착했을 땐 이미 꽃이 다 져버린 경험이 있어요. 그 이후로는 일정에 너무 기대를 걸기보다, 운이 맞으면 벚꽃을 보는 거고 아니면 현지 문화를 즐기자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납니다.